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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와 좋댓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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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르덴 2023. 8. 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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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 한국영화 두작품에 대한 단상

 


1. 다음 소희

 잘 만든 영화와 못 만든 영화. 그 사이에 '좋은 영화'라는 애매한 포지션이 있다. 윤리/도덕적으로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다소 지루하거나 디테일이 부족하거나 재미가 없는 작품. 사실 엄밀히 따지면 못 만든 영화인데, 낮은 곳의 이야기를 다뤗다는 것에 프리미엄을 얻은 작품이 다음 소희가 아닐까 한다.

 여튼 기업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청)까지 잠식한 거대한 실적주의 시스템이라는 믹서기에 갈려버린 한 고등학생과 그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의 이야기다. 소희의 억울한 죽음이 있고,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유정마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파트를 2개로 나누고 중첩하며 점층한 구조를 취했는데, 둘 중 하나에 더 집중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거대한 힘에 짓눌리는 어떤 개인을 그릴 때, 그 개인의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클수록 비애(드라마)도 비례해서 커진다고 생각한다. 두 인물을 이어주면서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춤이라는 매개체가 존재하긴 하지만 드라마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았다. 춤을 추고 싶어하는 아이였어가 아니라 그래 춤도 췄지 정도의 느낌.

 실화라고 하는데 거기서 오는 조심스러움도 있었겠지만, 가/피해-스테레오타입의 구도를 너무 쉽고 안전하게 가져온 이야기라서 매력적이진 않았다. 


2. 좋댓구

 신박한 내용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봤는데, 나름 괜찮았다. 한물간 영화배우(오태경)가 소속 배우를 키우려고 별짓을 다한다는 내용이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배우는 기본적으로 속이는 직업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허구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연기함으로써 관객을 속이지만 이는 양자 동의한 놀이다. 반면 오태경이 리오 채널을 개설하고 했던 연기는 본인만 알고 있었고, 관객이라고 할 수 있는 채널 구독자 및 일반 대중들은 몰랐다. 영화와 유튜브, 이둘은 같은 영상매체이고 연기를 통해 부와 명예도 얻지만 하나는 고상한 거짓말이고, 하나는 천박한 거짓말인 것. 같은 연기인데 무대가 어디냐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고, 마지막 결말에서 박찬욱의 전화를 받지 않는 오태경의 선택은 명예나 직업적 소명보다는 그저 돈이면 다라는 현실의 천박함을 드러내려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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